오랜만에 나온 지브리 영화! 보기 전부터 제목과 함께 '지브리' 영화인 것까지 아주 기대하면서 오매불망 기다리게 되었다. 지브리 영화의 광팬까지는 아니지만, 특유의 그림체나 감독의 상상력을 좋아하므로, 일본에서 선 개봉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한국에서 언제 개봉할지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다. 지브리 이름 답게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는데도 이슈가 되었는데 후기가 별로 좋지는 않아서 놀랐다. 보기 전에 후기를 보았을 때 내용이 너무 심오하다는 후기들이 많았는데, 평소에 심오한 영화를 좋아해서 인지 오히려 좋아하며 보러 나섰다.
영화를 보고 난 후 한 마디로 느낀 점을 표현하자면 기묘했다. (조류 공포증이 생길 뻔...)
"그대를, 어떻게 살 것인가?"는 주인공 소년이 새 엄마를 찾아나서는 세계물로 볼 수 있는데, 지브리 영화로 친숙하고 잘 알려진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유사한 스토리를 가졌지만 분위기가 다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분위기는 밝고 경쾌했지만 이 영화는 암울하고 우울한 느낌을 줬다.
극 중에서 시작은 불길이 병원을 덮치면서 어머니를 잃은 소년으로 시작된다. 어머니를 잃은 후에 새 어머니가 생기면서 어느 한적한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되는데 겉으로는 어머니를 잃었음에도 이겨낸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돌로 자기 머리를 찧는다거나, 새 어머니를 아버지가 좋아하는 여자로 표현하는 등 새 어머니와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그러던 중, 임신한 새 어머니가 사라지게 되는데, 이 세계와 현실 세계를 이어주는 왜가리가 등장함으로써 새 어머니를 찾으러 소년은 이 세계로 떠나게 된다.
"우리는 와라 와라를 먹으러 태어났어."
주인공은 이 세계에서 다양한 인물이나 조류들을 만나는데, 와라 와라 (후에 아이로 태어난다고 한다.), 와라 와라를 지키는 인간, 와라 와라를 잡아 먹는 펠리컨, 그리고 불을 다루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극 중에서 등장하는 펠리컨은 하늘로 날아 올라 떠나는 와라 와라들을 잡아 먹는데 불을 다루는 소녀가 나타나 이를 저지하면서 펠리컨은 죽어가게 된다.
주인공에게 펠리컨에게 왜 와라와라를 잡아 먹냐고 묻게 되는데, "우리는 와라 와라를 먹으러 이 세계에 떨어졌다"고 답한다. "아무리 높이 날아 올라도 먹을 게 없어, 여기는 지옥이야", "지금 태어 나는 아이들은 날아 오르는 방법을 몰라"
펠리컨은 살아 남기 위해 와라 와라를 먹으면서 겨우 살아 남고 있었다. 주인공은 그런 펠리컨을 위해 무덤을 만들어 준다.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주인공의 할아버지는 무너질 것처럼 보이는 돌탑을 보여주며 주인공에게 자신의 후계자가 되어 돌을 쌓아 악에 물들지 않은 세계를 만들라고 한다. 이 세계에 남아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그 세계의 주인이 되라는 것이다. 현실을 선택할 것인가, 도피를 선택할 것인가.
어머니를 여기고 새 어머니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주인공에게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묻는 것이 이 작품의 주제인 것 같다.
심오한 후기와 같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주제를 알기가 쉽지 않았다. 몇몇 어지러운 설정들이 있었다.
- 시대가 제국주의 시대라는 점
- 새 어머니는 어머니의 친동생이라는 점
실제로 극 중에서 초반에 새 어머니가 어머니의 친동생이고 그 친동생은 벌써 임신을 한 상태라는 것을 밝혀서 처음부터 이게 무슨 전개인가 싶었다.
주인공의 감정에 동참해야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로서는 너무 받아 들일 수 없는 전개였다.
그래도, 오랜만에 돌아온 지브리 영화 그림체를 보는 것 만으로도 좋았다!